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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힘이 든다.. - 수니킴 관찰일지

보석세공사 2020. 7. 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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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달여 남짓 수니와 생활하면서 내가 수니에 대해서 깨달은  것들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수니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할 사실은 수니는 허리가 아파서 걷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니가 평소에  자주 하는 기본자세가 있는데 바로 다음과 같이 엉덩이는 땅에 붙이고 앞발로 상체를 지탱하는 것이다.

수니 기본자세 1. 앞발로 상체를 지탱해서 앉아있기.

하지만 이 자세는 아무래도 앞 발에 무리가 많이 가는가 보다. 그래서 가끔 수니의 엉덩이를 들어주면 이 때가 기회다 하면서 앞발로 엉금엉금 기어가, 고개를 받칠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 그려면 수니는 턱을 의자에 받치고는 잠이 들곤 한다. 이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안쓰럽다.

기본자세 2. 이렇게 턱을 괴고 앉아있다. 

하루의 일과 중 대부분 수니는 잠을 자는데, 옆에다가 데려다 놓으면 꼭 엉덩이를 나의  다리에 꼭 붙이고 잠을 청한다. 개들은 선천적으로  주인과 함께 있고 싶어 한다는데 순이 역시 분리 불안이 있는 것 같다.  어찌나 많이 자는지 하루의 대부분을 잠을 자는 거 같다. 어찌나 많이 자는지 자고 있는 시간이 깨어 있는 시간보다 많을 수도.

 

메인자세. 카페트와 물아일체 수니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수니가 허리가 아파서 아침 저녁으로 먹는 가바펜틴(Gabapentin)이라는 약이 잠이 오는 성분이 많이 섞여 있다고 한다.  사실  엉덩이를 질질 끌고  바닥을  기어 다니면 너무 아프니까 약을 사용해서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여주는 거는 좋은 것 같다.


다리가 불편한  수니가 가지고 있는 한 가지 버릇은 바로 보이는 천이 있으면 얼굴을 부비적 되는 것이다.  앞 발로 계속 서 있으니  얼굴이 가려워도 잘 긁을 수가 없어서, 내가 오줌을 뉘이거나 옆에 가까이 있으면  얼굴을 내 바지에 대고 부비적 부비적거리면서 눈곱과 콧물을  닦아 낸다. 그리고 코가 다리에 붙어 있는 찰나를  놓지지 않고 “흥” 하면서 코를 풀어내는 것이 김수니의 스페셜 캄보..

한 가지 신기한 건 수니가 잘 움직이지 못하니까 자기가  하고  10분 게 있을 때마다 나에게 힌트를 준다.  예를 들어, 물을 먹고 싶으면 계단 쪽으로 가 한없이 물이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 나는 수니를 안고 물이 있는 곳으로 가 물을 먹이게 하는데 어찌나 숨 막히게 먹는지  걱정이 될 정도.

물 먹는 하마, 아니 수니.

이렇게 매번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플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할 수 없으니, 순이의 인생도 참 딱하다.  강아지의 말을 번역해 주는 기계가 있으면 수니가 배고플 때마다 나한테 말을 할 수 있을 텐데. 계속 신경을 써주는 수밖에. 어쩔 수 없는 애기 수니임. 할머니가 돼서 다시 애기가 된 것 같다.

 

왠지 수니의 표정이 슬퍼보인다.

수니의 가장 행복한 시간은 밥과 밥 사이, 내가 주는 치킨 간식을 먹을 때다. 치킨을 너무 잘 먹는다.ㅎㅎ 치킨 간식은 우리가 뭔가 수니에게 미안한 일을 할 경우 그것을 무마시키는데 아주 유용하다. 예를 들어, 이빨 닦인다거나, 손톱을 깎는다거나, 세수를 시킨다거나 할 때, 엄청  화가 나서 토라 지는데 치킨 하나만 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까먹는다. 멍청한 것.ㅋㅋ 

그렇다. 그녀는 아무생각이 없다.

치킨의 위력은 대단해서 한 번은 자는 수니를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지 않았는데 치킨이라는 단어 한 마디에 깬 적이 있어서 빵 터진 적도 있다.ㅎㅎ 마지막으로 수니킴 잠자다 깼을때 영상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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